최나미 작가님의 창작 동화는 많이 읽었지만, 역사동화는 처음 접했다.
그저 작가에 대한 궁긍증으로 시작된 독서가 시작된 것입니다.
섬세한 문체와 논픽션에 가까운 정보성, 그러면서도 픽션의 감동까지 다 얻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감히 평합니다.
조선 태종의 막내딸이자
세종의 이복동생인
숙신 옹주의 아픔과
궁궐 생활을 따라가다 보면 조선의 문화뿐만 아니라,
이 시대까지 이어진 결혼제도의 변화에 대해서 알게 됩니다.
혼인 풍속은 사회의 변화와 정권의 정책에 따라 함께 변화해 오고 있습니다.
<옹주의 결혼식>은 조선시대 친영례가 들어오게 된 배경을 숙신 옹주의 결혼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잘 풀어낸 역사 동화책입니다.
혼례 풍습이 변화된 과정을 통해서 조선시대와 현재의 혼례 제도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결혼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특히나 요즘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 세대의 고민도 함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친영례란>
조선 4대 임금인 세종은 백성들에게 무조건 혼인 풍속을 바꾸라고 하는 대신, 왕실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복동생인 숙신 옹주를 시집보내기로 합니다.
이처럼 여자가 혼례를 치른 뒤 곧바로 시집에 가서 사는 것을 '친영례'라고 부릅니다.
친영이란 '친한 친(親)''맞을 영(迎) 자를 쓴 말로, 신랑이 신부 집에 가서 직접 신부를 맞이한다는 뜻입니다. 신랑이 신부를 데리고 신랑 집으로 와 혼례를 치르고 사는 것이지요.
이렇게 세종 17년인 1435년 3월, 윤평과 숙신 옹주가 친영례로 혼인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문화의 변화가 쉽게 이루 질까요?
친영례가 일반 백성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숙신 옹주가 친영례를 치르고도 200여 년이 지난 17세기에 이르러서였다고 합니다.
책 마지막에는 위 그림에서처럼
우리 역사 속 나라인
부여에서부터 오늘날의
결혼제도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요.
시집살이를 힘들어했던 사람의 기록으로 허균의 누이인 허난설헌의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허난설헌 역시 시모와의 갈등으로 시집살이를 힘들어했다고 허균의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시를 쓰는 며느리를 싫어했다지요.
본격적인 시집살이가 있었다는 다른 기록을 통해 유추해 보면
조선 후기에 들어서면서 만연해지고, 동시에 여성의 지위는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듯 <옹주의 결혼식>은 지금은 익숙하지만 당시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새로운 문화인 시집살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부터 현재의
결혼 모습이 세종의 동생, 숙신 옹주의 결혼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학생들도 있을 거예요.
물론 이 시대의 중, 장년들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겁니다.
이렇듯 책은 우리에게
읽기의 재미뿐만 아니라,
역사적, 지적 배경을 알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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