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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내가 책을 읽는 다는 의미

by 초록볼펜000 2023.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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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끝내 나로 살아내기


책이 주는 선물은 말로써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뭉굴하다,
책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감성이 돋아나 마음속을 탐색한다,

글을 읽고 글을 쓴다.
그 과정이 있은 뒤로 변화된 모습이 스스로 생각해도 놀랍다. 자연스럽게 작가의 삶에 눈길이 머물게 되고, 눈이 가는 곳에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책은 경이롭다.
꿈꾸는 일, 행복을 정의하는 일을 쉬지 않는다. 열심히 탐독하지만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내가 발견할 때까지 기다려 준다. 이런 마음을 그득하게 채우지 않고는 못 배긴다.




물질을 풍부하게 보유한 삶 대신 정신적으로 풍성하게 존재하는 삶을 선택하고 견딜 수 있는 힘이
이런 데서 나온다.

그러니 그런 책을 만나면 우선 기쁘다. 세상이야기를 어찌나 신나게 들려주는지, 이 이야기에 빠져들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심심할 틈이 없다.

이게 시작이다.
그러다 이따금 다른 차원의 깨달음을 접하게 된다.
눈이 번쩍 뜨이고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건 비할 길 없는 환희다.
내가 도달할 수 없는 경지라니. 그곳으로 가는 길을 밝혀주는 저자들을 만나게 되는 일은
차라리 기적이다.

책탐험은 내 정신이 허기질 때
더욱 빛난다.
고통과 슬픔에 잠겨 있던 어느 날엔 칼릴 지브란의 잠언을 쑤욱 내민다. 정신 울타리를 튼튼하게 방비하라며, 어두운 터널 속에서도 빛의 지점을 향하라 한다.

생텍쥐페리는 ‘ 행복한 단상’으로 말을 건넨다. 우리의 삶이 얼마나 불투명하고 살 얼름판인가. 구체적인 인식과 감각을 버티목으로 삼아 꿋꿋하게 살라고 힘주어 말한다. 시대의 파괴와 허무를 관통해 온 저자가 전하는
삶의 본질이다.

이 살뜰한 조언 덕분에 마음의 빗장을 풀고 나 자신과 화해하는 고된 작업을 끝낼 수 있다.
이쯤 되면 축축한 그늘을 털고 일어나 알 수 없는 평화가 내게 찾아온다.
놀랍고 신비로운 체험이다.

책은 마음의 회초리다.
감수성이 얼어붙을 때 책이 그것을 깨는 회초리가 되어야 한다.

김훈, 김진명, 김연수, 김사인, 최인호, 유홍준, 칼릴 지브란, 알랭드 보통, 오스카 외일드 그리고 수많은 작가들의 책이 내게 회초리가
되어 주었다.

내가 납득할 대답을 얻을 때까지 책을 회초리 삼아 내면을 깨보려 한다. 무언가 머릿속을 꽝 올리고 글쓰기로 정리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삶은 앎이고 앎은 곧 읽기다.  
읽기가 생명의 활동이 되려면 글쓰기로 연결되어야 한다.

인식을 바꾸고 사유를 전환하는 활동을 매일 수행해야 한다.
삶의 깊이를 진솔하게 보여주는 작가가 되기 위한 수행이다.

책은 은인이자 친구이며 스승이다. 이 친구의 알뜰살뜰한 보살핌 덕분에 오랫동안 책으로 위로받고, 마음의 감기를 이겨냈다.

이제 읽기가 새롭게 창조되어
숲을 이루고 넓은 그늘을 만드는 데 마음을 실어야 한다.
때때로 열매도 보여 주고 싶다.  끝끝내 나로 살아내는 것,
그것이 내가 책을 읽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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