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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사춘기,
끝내 맞이하는 성장과 치유
《아몬드》《 유원》을 잇는 눈부신 성장소설
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지만...
정말이지 기억이란 뒤죽박죽인 서랍과 같다. 정작 필요한 건 보이지 않고 쓸데없는 것들만 어지럽다.
그러다 불쑥, 잊고 있던 것들이, 잊고 싶었던 것들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가끔은 소중히 간직해 둔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p23
이현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치유의 순간을 길어 올리는 성장소설이다.
열일곱 살 주인공 호정이 은기와 만나 경험하는 설렘과 사랑, 각자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과정을 담았다.
누구나 지나온 십 대의 순간이지만 자주 무시되곤 하는 예민한 감성을 섬세히 조명하며 다채롭게 펼쳐 보인다.
첫사랑의 두근거림뿐 아니라 가족, 친구와의 갈등과 외로움 등 한가지로 정리되지 않는 여러 갈래의 깊은 마음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겨울처럼 혹독하게 십 대의 시간을 통과한 이들의 마음을 담아낸 작가의 말을 통해
"유난히 눈이 많던 겨울에, 모두가 작은 방에 갇혀 있던 시절에,
슬픈 시절에 썼다"며 "우리는 슬픔에서 자라난다. 기쁨에서 자라나는 일은 없다. ...그러므로 흠뻑 슬프기를,
마음껏 기쁘기를,
힘껏 헤엄쳐 가기를"
이라고 전했다.
정의하지 못해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매만지는 탁월한
문장이 돋보인다.
"그건 진정으로 외로운 일이다. 누구와도 같지 않은 마음을 가졌다는 건. 나는 외롭다는 말보다 그 마음을 먼저 배웠다.
이제 와 생각하니
그랬던 것이다."p137
가정폭력에 오랫동안 시달렸던 은기.
한참 좋아했던 드라마
<나의 아저씨> 지안이가 떠올랐다.
지안이가 저지른 어쩔 수 없었던 정당방위.
은기 역시 오래된 가정폭력에 힘겹게 고개를 들어 엄마를 지키려다 벌어진 일.
"소년은 죄가 없다 "
무죄로 판결되었음에도
큰 용기로 돌아간 학교에서
다시 범죄자로 취급하며 떠들어 대는 몰상식한 아이들이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가십거리로만
여기는 일들.
창피한 일이다.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자라야했던 호정이가 제자리를 찾으려 노력하는 게 보여서,
그 노력으로 은기를 다시 찾은 것이 고맙다.
살뜰히 아끼고 위로해주는
어려울 때 옆에 있어준 나래도 참 고맙다.
폭풍의 시기가 휘몰아쳐도 친구와 가족 덕분에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나도 아이에게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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